조작된 도시 – 애니메이션이었다면 차라리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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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현 감독에 대해 최근에 알게 해 준 TV 프로그램이 있는 데, JTBC의 "전체관람가"였다. 10명의 감독들로 단편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최종 결과물을 상영하는 프로그램인데, 이제는 명감독이라고 할 수 있는 감독들의 단편영화 제작 과정이 나름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감독들 중에 1명이 박광현 감독이 포함되어 있다. "거미맨"으로 상영을 하였는 데, 이 작품에 오정세씨도 나온다. 나름 신선한 재미를 주었고 단편 영화에서 제작하기 힘든 액션 블럭버스터 장르라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되었던 작품이었다. 

당시 어느 블로그 평에 "거미맨은 짦은 단편영화인데, 긴 상영시간의 여운을 남긴다"라는 의미의 평가를 본 기억이 있다. 그 때 당시의 내 평가도 그와 비슷했다. 스파이더맨을 패러디해서 웃긴 연출을 하였다.

"웰컴 투 동막골"을 연출했던 박광현 감독이라는 것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를 했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일단 이 영화가 애매한 흥행 성적을 낸 작품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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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의 구조는 어찌 보면 "전체관람가"에서 첫회 연출을 한 "정윤철" 감독의 "아빠의 검"과 비슷한 면이 있었다. "아빠의 검"을 먼저 보았기에 그렇게 느꼈지만 실제로는 "정윤철" 감독이 이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싶다. 온라인 게임을 같이 즐기는 길드원들이 현실에서 만나는 구조는 "아빠의 검"과 유사하였다. 게임을 즐기는 세대라면 어느 정도 공감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공감을 가질 수 있는 소재임에도 과하게 표출하여 거부감을 불러 일으키는 오류를 범했다. 현실적인 부분에서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 더욱이 개봉 시기가 탄핵 정국으로 혼란했던 시기라 현실이 영화보다 더 극적인 상황이었는 데, 이 영화는 그럼에도 공감을 넣기에는 과도한 이야기를 연출하였다.

그러면서 위의 블로그 평가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2시간 영화가 2배는 더 긴 영화처럼 지루하게 다가왔다. 이것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 욕심에서 나왔다고 보였다. 하나의 영화를 보는 데, 주인공의 액션장면에서 살인범의 누명, 감옥에서의 인물간 관계, 탈옥, 언론의 연출, 도망, 실마리 찾기, 범인 쫒기, 복수 등의 과정이 여러 단계로 나오는 데, 중간에 심어넣은 떡밥등이 오히려 지루하게 만들었다. 

현실성이 없어서 더 그러했을 지도. 특히 감옥은 한국 감옥이라고 볼 수 없이 헐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감옥을 패러디했나 싶었다. 오정세의 극중 인물에서는 더욱 공감을 일으키지 못하는 캐릭터성을 보여주었다. 전반적으로 인물 캐릭터가 헐리우드 영화나 일본 애니메이션에 있을 듯한 캐릭터였다.

그나마 좋은 점은 액션의 연출 정도. 자동차 카 액션도 나름 괜찮았다. 예전 "고수"가 주연했던 "썸"이란 영화가 한국영화에서 자동차 액션으로 인상적인 영화였는 데, 이 영화도 그와 비견할 만 하였다. 

그러나 스토리에서는… 정말 지루했다. 중2병의 대사도 있었고… 영화의 처음과 끝에 나오는 대사는 개인적으로 중2병에 걸리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대사였다.

오히려 이런 스토리라면 2시간이라는 상영시간에 촉박하게 끝내려는 실사 영화보다는 20부작 애니메이션으로 감옥이야기, 탈옥과정, 도망자신분, 진실 찾기, 복수의 과정을 시간 구애없이 그려내었고,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 특성상 현실성이 없어도 공감을 일으킬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드라마는 제작비가 많이 들어 못하겠고…

지창욱은 지금은 군대를 갔지만 액션이 괜찮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무사 백동수" 때는 익숙하지 않은 배우라 어색했는 데, "THE K2"에서는 액션이 좋아졌다. 물론 지창욱의 캐릭터가 드라마에 익숙해서 그렇고 특히 "기황후"의 익숙한 마마보이 스타일이 강력해서 액션과는 먼 배우라 생각했는 데 이 영화에서 괜찮은 액션을 보여주었다.

심은경은 특유의 걸죽한 욕설 장면 빼고는 그닥…

너무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스럽게 만들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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