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아이덴티티(Split) – 한국화 영화 제목의 실패. 샤말란의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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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언브레이커블을 다시 본 후 시리즈의 후속작 스플릿(split)을 보았다. 먼저 이야기할 부분은 바로 영화 제목이다. 이 부분 때문에 내가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 안본 이유가 되었다. 바로 존 쿠삭이 주연으로 나온 "아이덴티티(identity)"의 아류작으로 인식되었기에 샤말란이 갈 때까지 갔구나하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본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아이덴티티와 상관이 없는 영화였고, 해리성 인격장애라는 공통된 소재만 있었는 데, 수입업자가 영화의 흥행에 의구심을 가지고 "아이덴티티"를 끌여들였으나, 이는 실패한 마케팅이라 생각한다. 차라리 원제인 스플릿(split)을 그대로 사용하면 더 좋았을 것을… 만약 영화 내용 중에 언브레이커블의 마지막 장면 중 사무엘 잭슨이 자신을 "글라스맨"이라고 칭하는 장면처럼 맥어보이가 "스플릿맨"이라고 칭하였다면 원제목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헛된 망상마저 할 정도로 원제목이 이 영화를 더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좌우간 후속작은 "미스터 글라스"와 "비스트"의 시너지 효과가 나올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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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티드를 통해 포텐을 터트린 맥어보이는 이 후 작품은 왠지 애쓴다는 느낌이 드는 배우였는 데, 이번 작품에서도 사실 그러한 느낌이 들었다. 연기는 잘하는 데, 배역에 녹아든다는 느낌에서는 왠지 부족한… 개인적인 선입견이다.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배우는 케이시역을 맡은 "안야 테일러 조이"이다. 어두운 과거와 소극적인 피해의식에 감싸인 소녀의 모습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새처럼 변화하는 인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후속작에도 이 배우가 출연하는 데, 후속 내용이 궁금하고, 이 배우의 연기도 기대가 된다.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샤말란 감독의 의도가 초인적인 능력자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과정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았다. 2000년작 언브레이커블 이후 16년이 지나 후속작을 만들면서, 전편과의 접점은 후반부에 잠깐 드러낸 연출은 놀라웠으나, 전체적인 스토리 구성은 존 쿠삭의 "아이덴티티"와 비교했을 때 스릴감이나 뇌를 충족시켜주는 재미는 없었다. 차라리 "아이덴티티"라는 제목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비교를 하지 않았을 텐데…

해리성 정신장애자가 주된 내용이 아니라, 3명의 소녀 중 한 명의 탈출 이야기이고, 성장기인 영화였다. 하지만 후속작으로 현실적인 히어로 무비를 만들고 싶어하는 샤말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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