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시스트 4 비기닝 – 우려는 현실이 되고.


1973년 공포영화의 신기원을 이룩한 윌리엄 프레드킨의 “엑소시스트”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이다. 악마의 존재에 대한 물음과 신의 존재, 그리고 카톨릭의 퇴마의식인 엑소시즘에 대해 일반 대중에게 최초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게 한 영화였다. 공포영화로써도 대단하지만 그 안에 들어었는 사회적 의식과 종교적 의식의 대립을 구체화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30여년의 세월이 지나 새롭게 만든 4번째 시리즈는 최근 유행하는 시리즈의 형태를 따랐다. 제로, 비긴스 등으로 부제를 달고 있는 것으로 시리즈 1편 이전의 이야기를 말하는 형태로 말이다. 이 영화는 “엑소시스트”의 늙은 신부 “메린”의 젊은 시절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메린 신부의 젊은 시절은 다루었지만 사탄의 이야기를 다루기에는 힘들었는 지 영화 초반의 황당한 장면의 시작은 이 영화의 한계를 느끼게 해주었다. 바로 감독 “레니 할린”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다.

레니 할린 감독은 대단한 감독임에는 틀림없다. 단, 블럭버스터의 액션영화와 스릴러 영화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이 영화가 제작된다고 했을 때 기대를 많이 했지만 감독이 레니 할린이란 것을 알고는 고전 공포영화의 명작인 이 작품을 공포영화를 표방한 액션영화로 만들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심장을 옮매이게 하는 긴장과 공포의 주던 원작의 묘미는 어디에 가고 퀘퀘묵은 2차대전의 원죄성과 애매한 인종차별를 언급하고 눈에 뻔히 보이는 반전등을 내세운 액션영화를 만들었다.

1973년의 특수효과는 입에서 토하는 것과 머리가 360도 돌아가는 장면이었지만 이것은 지금도 공포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명장면으로 말할 수 있는 데 자그마치 30년 이후에 제작된 이 영화에서는 컴퓨터그래픽의 도움을 받고도 실감나는 공포감조차 주지 못하는 연출은 영화를 보면서 공포를 느끼기보다는 액션영화의 재미를 느끼게 되어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정말로 원작에서 느꼈던 공포영화의 재미를 과연 레니 할린이 줄 수 있을까하던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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