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한 장풍대작전 – 스토리보다 액션에 모든 걸 걸었다.


– 감독 : 류승완
– 출연 : 류승범, 윤소이, 안성기, 정두홍, 윤주상
– 제작 : 한국, 2004
– 장르 : 액션, 무협

애니메이션 마루치, 아라치에서는 확실한 악의 무리 파란해골 13호를 무찌르지만 영화속의 마루치와 아라치는 진정한 악당이라 볼 수 없는 흑운을 무찌른다.

이 점이 영화의 긴장감을 약하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보편적 개념의 악인이 나온다고 영화가 재미있다는것은 아니나 트랜디 드라마가 뜰 때 보면 마치 캔디에 나오는 이라이쟈와 같이 표독한 인물이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역시 재미의 긴장감은 유치하다 싶을 정도로 대립구도가 확연할 때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한 악인으로써의 정두홍이란 “배우”가 너무 좋은 이미지로 나오게 한 것은 아닌가 싶다. 내추럴 시티에서도 너무 분위기 잡는 모습으로 인해 긴장감을 불어넣는 데 실패한 감이 있었는 데 이 영화에서는 악인의 이미지보다 독선적이기는 하나 자기주체의식은 확고한 인물로 나오다 보니 악인이란 느낌이 안들 정도로 주인공 아루치와 대립적인 인물로 보여지질 않았다.

영화의 긴장감의 큰 축은 이렇게 허술한 감은 있지만 영화가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비주얼적인 면에서 과감한 시도를 한 면이 좋았다. 매트릭스나 스파이터맨의 아류라 할 지라도 시원시원한 옥상을 질주하는 장면은 멋있는 장면 중 하나였고, 권격액션이 아닌 검술 액션으로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준 것도 한동안 홍콩영화에서도 보여주지 못한 좋은 장면이었다. 최근 홍콩영화들은 발레영화를 찍고 있어서 실감나는 액션이 없었는 데 오히려 한국 영화에서 제대로 보여주었다.

아마도 멋있는 액션장면은 류승완 감독의 노력의 산물일 것이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킬 빌”을 찍을 당시 자신이 직접 무술 연기를 시범해 보여주었다고 하지만 그러한 점에서는 데뷔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화끈한 무술 액션을 보여준 바 있는 “류승완” 배우겸 감독이 더 탁월하지 않을까 싶다.

유승범의 연기는 의도한 것이었는 지는 모르나 오버된 듯 싶어 인물의 현실성이 떨어져 보였으나 액션의 과감한 연기는 돋보였다. 데뷔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시절의 처절한 연기와는 다른 시원한 액션 연기로 즐겁게 해주었다.

그런데 이 영화속의 배우중에 나를 가장 즐겁게 해준 배우는 윤소이였다. “사랑한다 말해줘”에 나온 배우로는 알았지만 그 드라마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고 연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에 잘 모르는 배우였는 데 이 영화에서 정말 예쁘게 나온다.

연기 초보로 표정이 무뚝뚝하다는 평이 있는 데 내 경우에는 그게 더 어울려 보이고 예뻐보였다. 임청하한테서 느꼈던 중성적인 미(美)랄까. 거기에 시원시원한 액션연기까지…

이야기의 대립구도만 더 명확하고 간결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최근에 본 홍콩, 미국의 허접한 발레식 무술 영화에 지친 나에게 좋은 액션을 보여준 영화였다. 역시 액션영화 키드인 류승완의 신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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