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2 – 영웅이란 살신성인의 성자인가?

– 감독 : 샘 레이미
– 출연 : 토비 맥과이어, 커스틴 던스트, 알프리드 몰리나, 제임스 프랭코, 엘리자베스 뱅크스
– 제작 : 미국, 2004
– 장르 : SF, 액션, 모험

영화가 시작되면서 나오는 이제는 친숙해진 마블 코믹스의 오프닝 장면과 전편의 줄거리를 만화풍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이 영화가 만화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보여준다.

전편에서도 영웅에 대한 의미를 해석하는 요소가 많았는 데 이번 영화에서도 그 이야기의 연장선상의 해석을 하고 있다. 전편에서는 힘을 가진 자에게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는 말로 영웅의 행위를 당연시 하는 관점을 보여주었다면 이번에는 그것을 현실과 부합해서 이야기를 한다.

스파이더맨의 힘은 원해서 가지게 된 힘이 아니라는 것이 전편에서 영웅적 행위를 당연시 해야 하는 것에 대한 근거 부족이랄 수 있다. 원치 않았던 힘에 대해 굳이 책임을 느낄 필요는 없었다.

이번에는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피터 파커가 그 힘을 원하게 만드는 과정을 그려낸다. 즉, 이제는 피터 파커가 진정한 영웅으로 되어 가는 과정을 그려간다.

그러나 과연 이 영화에서 말하는 영웅이란 게 과연 옳은 건지는 모르겠다. 이 영화에서 말하는 영웅이란 순교자를 말하고 있다. 남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것이 영웅이라는 식으로.

집세조차 내지 못하고 학교 수업도 제대로 참석하지 못하고 사랑도 못하는 등 자신의 개인생활은 정상적으로 돌보질 못하면서 남을 위해 그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을 당연시해야 하는 인물로 그려내는 것이 과연 진정한 영웅의 모습인가?

마치 군국주의나 파시즘들이 말하는 국가의 발전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감수하라고 말하는 듯 싶어 올바른 영웅이란 존재의 해석으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마치 어린이들한테 "영웅이 되고 싶어? 그럼 네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 이렇게 말하는 듯 싶다.

"修身齊家治國平天下"하는 말이 있다. 자신도 챙기질 못하면서 어찌 남을 보살핀단 말인가. 그것은 영웅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살신성인의 성자를 말하는 거 아닌가?

비록 이번 영화에서는 피터 파커가 자신의 힘에 대한 필요와 그 책임을 느끼는 과정을 그려냈다고는 하지만 영웅이란 존재의 책임에 대해서는 상당히 맘에 들지 않는다.

내가 영화속에서 말하는 이러한 영웅의 모습을 싫어하는 것은 실제로 힘을 가지고 있는 권력자들이 그 책임을 다하고 있지도 않고 모범을 보이지도 않으면서 일반인들에게는 희생을 강요하는 듯 싶어서였다.

권력자들이 시민들을 선동할 때 사용하는 3S중에서 영화가 하나를 차지하는 데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이러한 영웅의 모습은 결국 그들이 원하는 투쟁적이고 독립적인 시민이 아닌 희생정신이 강하고 인내하는 시민의 모습이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영화 자체만으로 본다면 전편에 비해 코메디적인 요소가 상당히 많이 있고 액션에서 특수촬영의 남발로 볼거리를 많이 준다. 눈요기로 2시간을 지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영화이다.

OST중에서 "Ordinary" – Train

Loading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