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A Taxi Driver) – 역사적 사실을 표현하는 방법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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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을 바라보는 영화를 오늘 관람을 했다.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여러 영화가 있지만, 이 영화만큼 감동을 불러 일으키진 못했습니다. 꽃잎은 시대를 앞서나갔고, 26년은 제작의 어려움으로 원작의 재미를 제대로 담지 못했고, 화려한 휴가는 이 영화 이전에는 광주를 다룬 뛰어난 영화였으나 이 영화가 그걸 넘어섰다.

관객 동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에서도 이 영화가 뛰어난 점이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 건설현장에서 힘들게 번 돈을 택시운전사를 하는 주인공은 데모를 하는 대학생과 지식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 중장년층 우리들의 모습이다. 그러한 주인공이 시대의 아픈 현장을 직접 목격함으로써 새롭게 눈을 뜨는 과정이 다른 영화와는 달리 주인공과 우리들의 공감소통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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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적으로도 정권을 교체하여 적폐청산을 이루고자 하는 시기였으므로 이러한 영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가능하여 관객들이 더욱 많이 찾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한가지 짚고 싶은 점이 있다. 영화 속에서는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에 의해 광주 민주화운동(사태)이 전세계에 알려지는 것으로 나오나, 정작 한국에서는 그것을 몰랐다는 것이다. 내 기억에는 광주에 대해 방송에서 특집으로 거론된 것이 노태우 정권 때였다.  거의 10년이란 세월 동안 전두환정권과 노태우정권에 의해 언론에서 숨겨져 90년대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되었고,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다루었을 때에야 일반인들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힌츠페터씨의 기록 자료가 있어서 전두환을 피고로 세울 수 있었지만, 그를 대통령의 자리에 앉지 못하게 하는 데는 효력을 발휘하지 못함이 아쉬움을 느끼게 하였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최근에 본 군함도와 비교해 생각해 보았다. 둘 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였으나 하나는 비난을 받고 있고, 하나를 호평을 받고 있다. 둘 다 스크린 독과점을 야기한 영화인데도 불고하고 말이다.

아마도 역사를 영화 속에서 표현하는 데 있어 그 방법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군함도는 만약(IF)이라는 가정을 통해 역사적 암울한 모습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보였다고 생각하고, 더욱이 그 시대를 겪지 않은 세대들이 공감되지않는 스토리전개에 그와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관객들의 불만을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택시운전사는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 시대를 살아왔던 중장년층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켰기에 호평을 받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군함도는 역사를 바탕으로 한 영화적 상상력이 가미된 판타지 액션 영화로 큰 재미가 있었던 영화였다. 영화가 다큐일 필요는 없으니까. 그렇지만 상업영화라는 관점에서 볼 때 불만을 느낄 수 있는 관객층이 있을 수 있는 요소에 대한 마케팅적 고민에서 실수가 아쉬운 영화가 되었다.

반면에 택시운전사는 그러한 면에서 성공한 영화가 되었고…

PS : 최근 김사복씨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분의 기사가 이슈가 되고 있다. 단지 영화가 흥행하면서 뜬 가쉽이 아니라, 진실로 그 분이 택시운전사의 실제 모델의 아들이기를 빈다. 왜냐하면 비록 지병으로 돌아가셨다고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서울에서 온 택시라는 증거만으로 당시 검거되었을 확률이 높아 어찌 되진 않았을까하는 우려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계엄시대에 불이익을 당하시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PS : 얼마전 다시 본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에서 하이드라 조직의 스트러커로 나온 모습이 인상적이었는 데, 이 영화 속의 모습과는 다른 연기에 놀라운 배우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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